리플은 어떻게 상승할 수 있었을까?

1. 리플은 어떤 프로젝트인가?

리플은 2012년 리플랩스에서 발행한 암호화폐로, 전통적인 은행 송금 시스템의 복잡하고 느린 프로세스를 대체하기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온체인을 통해 송금 속도를 단축하고 수수료를 크게 절감함으로써, 기존의 느리고 비싸던 국제 송금 솔루션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https://ripple.com/

실제로 리플은 미국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일본의 SBI 홀딩스 등과 제휴를 맺었으며, 리플의 기술을 금융 거래에 실질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최근 리플 측에서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내부 거래의 100%를 리플 코인을 사용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리플은 10개국 중앙은행과 협력하여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효율성과 보안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RLUSD를 출시하여, 국경 간 증가하는 USD 결제 수요에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RLUSD는 XRPL을 기반으로 발행되며, 거래량 증가 시 XRP 수요 또한 함께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불어 RLUSD는 RWA 시장에서 법정화폐와 연동된 안정적인 자산으로 기관의 신뢰를 높이고 거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 리플의 온체인 데이터는 긍정적인가?

https://www.tradingview.com/

리플은 지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목표를 위해 꾸준히 활동한 프로젝트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점과는 별개로 최근 3개월간 리플은 BTC, ETH, SOL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과연 지금 리플의 밸류에이션이 이해가 되는 수치인지, 이번에는 리플의 트랜잭션 수와 활성 지갑 수 등 온체인 데이터를 통해 의문을 풀어보겠습니다.

https://www.theblock.co/data/scaling-solutions/non-evm-chains-stats

리플과 이더리움의 최근 트랜잭션 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최근 한 달 동안 XRPL에서는 약 1.5M~2.3M 정도의 트랜잭션이 발생했습니다. 비교군으로 삼을 이더리움의 경우 1.1M~1.2M으로, 리플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활성 지갑 수를 살펴보겠습니다. 리플의 경우 최근 한 달 동안 3만~6만 개 정도의 활성 지갑 수를 기록했으며, 이더리움은 45만~55만 개 정도로 나타나 이더리움이 리플에 비해 압도적인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각 체인에서 일어난 온체인 볼륨을 비교해 보면 리플은 11월 가격이 크게 상승하며 볼륨 또한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는 약 $64B (XRP $1.5 기준) 의 볼륨을 나타냅니다. 같은 시기 이더리움은 약 $183B의 온체인 볼륨을 기록했으며, 이 역시 이더리움의 지표가 리플에 비해 더 우세함을 보여줍니다.

사실 온체인 볼륨과는 별개로 리플 생태계 내에 유의미한 DApp이 있다거나 밈코인이 크게 유행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딱히 리플의 온체인 활동이 가격 상승과 연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시장 내러티브

생태계 활성이 이미 충분히 잘되어 있는 이더리움에 비해 리플은 많이 밀리는 편이지만,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리플은 그래도 생각보단 준수한 온체인 지표를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리플의 활동과 온체인 지표보다는 현재 시장의 흐름과 내러티브가 더 중요하다고 보입니다. 상승이 시작된 이후 리플이 상승하게 된 내러티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2024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리플의 가격 상승에 강력한 모멘텀이 형성되었습니다. 트럼프는 암호화폐 산업에 친화적인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강경한 규제 태도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특히, 트럼프는 SEC 의장 게리 겐슬러의 해임을 약속하며, 암호화폐를 탄압 대상으로 삼는 기존 정책에서 벗어나 산업 육성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로 인해 리플은 규제 리스크에서 벗어나 법적 분쟁을 마무리하고, 더 많은 금융기관과 파트너십을 구축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가격에 큰 상승이 발생했습니다.

또한, 트럼프가 미국 기반 암호화폐를 전략적 준비 자산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리플은 미국에서 설립된 암호화폐로, 전략적 준비 자산이 될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ISO 20022 표준

ISO 20022는 국제 송금 및 결제를 위한 새로운 메시지 표준으로, 전 세계 금융기관이 데이터를 더욱 효율적이고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리플은 이 표준을 준수하는 몇 안 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중 하나 여겨졌습니다. ISO 20022는 2025년까지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의무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며 최근 해당 표준을 준수하는 코인들, 특히 리플이 해당 내러티브의 수혜를 받아 가격 상승을 이뤄냈습니다.

SEC 의장 게리 겐슬러의 사임

SEC 의장 게리 겐슬러는 리플과의 법적 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2020년 리플을 증권으로 분류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소송은 리플의 가격과 시장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법적 공방은 3년간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월 20일 트럼프 정부의 출범과 함께 공약에 따라 SEC 의장 게리 겐슬러가 사임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리플은 소송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정책을 펼칠 트럼프 정부 아래에서 리플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더해지며 큰 상승을 기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4. 결론

리플의 최근 가격 상승은 법적 분쟁의 긍정적 해결, 금융 기관과의 파트너십 확대, 스테이블코인 출시 기대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다만, 리플 프로젝트가 기업 위주의 프로젝트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의 가격 상승은 단기적인 뉴스와 내러티브에 따른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추후 트럼프 대통령이 정식으로 펼칠 정책과 리플을 전략적 비축금으로 사용한다는 공식 발표가 이루어진다면, 리플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