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원숭이들의 시대는 끝났다

Yuu | GMB LA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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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2025-04-21

Disclaimer : 본 아티클에 언급된 내용은 GMB LABS 개인의 의견으로 GMB LABS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본 아티클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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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아티클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 됩니다.

Bored Ape Yacht Club ( BAYC ) 는 한때 NFT 그 이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에르메스의 버킨백 처럼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때문에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의 프로필에 BAYC를 거는 행위는 일종의 힙스터 인증과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BAYC가 가지고 있던 멋은 사라졌습니다. 한때 유행하던 패션 아이템이 옷장 구석에 방치되고 있는 것처럼 적어도 필자에게는 BAYC는 더 이상 멋지다는 설렘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BAYC가 어떻게 그 멋을 잃어버렸는지 분석해 보자고 합니다.

힙(HIP)의 본질

‘힙하다’ 에서 힙이라 부르는 문화 현상은 본질적으로 소수의 인원으로 출발하게 됩니다.

아직 남들이 모르는 것, 대중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가치를 먼저 발굴하고 그것을 소수의 인원이 향유하며 공유하며 강력한 소속감과 차별화 된 정체성을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과거 스트릿 패션의 정점에 섰던 슈프림 ( Supreme )이 이와 같은 사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티셔츠 한 장을 구하기 위해 긴 줄을 서는 것 또한 브랜드 경험의 일부였고 희소한 슈프림 제품을 소유하는 것은 그들의 집단에 속해 있음을 증명하는 강력한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나 슈프림이 VF Corp에 인수된 이후, 공격적인 대량 생산과 유통망 확대로 희소성은 급격히 떨어졌고 한때 저항 정신과 그들만의 감성을 상징했던 로고는, 쇼핑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업적 기호로 그 의미가 퇴색했습니다. 결국 어렵게 손에 넣은 아이템을 통해 얻던 특별한 소속감과 아는사람만 아는 비밀스러운 자부심이 희미해지면 슈프림의 멋은 사라졌습니다.

출시 초기에는 극소수만 맛볼 수 있던 허니버터칩의 경우에도 동일한 매커니즘을 보여줍니다. 공장 증설 이후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편의점과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그 열풍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아무리 매력적인 대상이라도 희소성을 잃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인 것이 되는 순간 그것을 특별하게 만들었던 힘을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BAYC는 앞서 언급된 브랜드들의 과정을 압축적이고 빠르게 경험했습니다.

BAYC 커뮤니티는 Web3라는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선구자 집단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했습니다. 하지만 폭발적인 가치 상승과 함께, 수많은 국내외 유명 인사들이 앞다투어 BAYC를 구매하고 이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으로 과시하기 시작했습니다.

BAYC는 순식간에 주류 문화의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며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비싼 그림이자 부를 과시하는 노골적인 수단으로 성격이 변질되었습니다.

결국 초기에 커뮤니티가 공유했던 Web3 탐험가로서의 특별함과 선구자적 정체성은 빠르게 퇴색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분별한 세계관 확장과 가치 분산

필자가 생각하는 또 다른 요인은 과도한 생태계 확장이었습니다. NFT의 매력은 하나는 디지털 원본의 고유성과 불변성에 있습니다. 초기 BAYC는 10,000개의 컬렉션 그 자체로 명확한 정체성과 강력한 희소성을 지녔습니다.

유가 랩스는 브랜드 확장을 명목으로 MAYC, BAKC, ApeCoin, Otherside 메타버스 등 수많은 파생 프로젝트를 연이어 출시했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유지하고 생태계를 키우는 듯 보였으나 라이센스 상품으로 인해 브랜드의 가치가 훼손되는 경우처럼 장기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전략은 커뮤니티와 시장에 피로감을 안겨주었을 뿐 아니라 BAYC 브랜드 자체의 정체성마저 모호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생각합니다.

유산의 역설과 남겨진 질문들

물론 BAYC가 남긴 기술적, 경제적 유산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ApeCoin 발행 모델 등은 후발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치며 NFT 생태계의 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여는 역설적으로 BAYC를 문화적 상징에서 더욱 멀어지게 만들었습니다. ApeCoin과 Otherside 등 파생 프로젝트들은 무게 중심을 커뮤니티의 문화적 공감대나 상징성보다는 금융적 가치 평가로 급격하게 이동시켰습니다.

이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합니다. 그렇다면 초기의 문화적 매력과 멋을 상실한 프로젝트가 과연 지속 가능한 가치를 지닐 수 있을까요?

아무리 정교한 기술적 혁신이나 경제적 보상을 내세운다 한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그 문화적 에너지와 진정성이 사라진다면 가치는 신기루처럼 허물어지기 마련입니다.

결국 기술이나 자본만으로는 결코 채울 수 없는 것 바로 필자가 서두에서 고백했던 그 설렘과 멋의 부재가 오늘날 BAYC가 직면한 그리고 어쩌면 Web3 전체가 고민해야 할 가장 본질적인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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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024. GMB LA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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